IBLP KOREA 저 | IBLP KOREA | 2008년 01월 01일 | 원제 : The Pineapple Story
[파인애플 스토리] 신과 함께, 화와 멀리 사는 법
해외 선교를 소재로 한 책이었다. 얇고 그림 반 글자 반이라 동화책스럽지만 어린이보다 어른들에게 더 도움이 많이 될 만한 책이다. 평소 선교사를 존중하고 이해하지만 선교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선교는 전 기독교 공통의 핵심 교리 중 하나인 ‘복음화’의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선교시 이교도 혹은 무교도의 비중이 높은 지역을 우선으로 두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독교의 선교는 단순히 아무나 붙잡고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노상 전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선교지 자체를 개발한다. 황무지를 개척하고, 학교를 세우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파견 선교사나 성직자는 적게는 몇 년에서 많게는 평생 선교지 개발에 삶을 바친다. 교회는 최대한 늦게 만들어진다. 물론 은근하지만 꾸준한 말씀 전하기는 이루어지만 그 지역에 기독교가 완전히 동화되고 주민의 호감을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을 파고든다. 월드비전, 굿네이버스, 구세군 등 수많은 기독교 선교단체가 국제 빈민구호기구로 발전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문제는 누구를 위한 지역개발과 선교냐는 것이다.
기독교에서 하나이신 주를 알고 믿는 것은 ‘축복’이다. 하늘은 믿는 선한 자의 것이며, 믿지 않는 자는 불행하다. 믿으면서 이 좋은 ‘축복’을 독점하는 것은 죄이다. 그래서 ‘좋은 말씀’을 끊임없이 전하고 예수의 현신처럼 살고자 행실에 신경 쓴다. 그러나 그것은 기독교 신자들의 입장이고 그들과 마주하는 이교도와 무교도에게 과연 매우 감사한 일인지 늘 고민해야 한다. 오늘날의 선교방식은 그만큼 기독교가 세속화되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그 이전엔 빵과 지역개발이 아니라 총과 칼을 내밀었다. 기독교는 그들이 신의 이름으로 역사 동안 저지른 인간의 죄에 대해 계속 참회하고 사과해야 한다. 아담과 하와의 원죄만큼 신자로서 견뎌야 할 굴레다. 또한 사랑의 종교라면서 타인의 종교를 간섭할 권리가 있는지, 교리로선 축복이지만 속세에선 폭력은 아닌지 조심스러워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늘 선교에 대해 기독교인이 가해자가 되는 측면에 대해서만 생각해왔는데 <파인애플 스토리>는 해외 선교를 마음먹었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되는 기독교인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신선하였다. <파인애플 스토리>는 뉴기니에 선교사로 파견된 오토 코닝과 그의 가족이 7년 동안 겪은 실제 이야기를 직접 쓴 책이다. 오토 코닝은 뉴기니의 한 밀림을 문명화하고 복음화하려 애쓴다. 병원과 상점을 세우고 나서 식량도 확보하고 밀림에 없는 농작물을 농사짓기 위해 다른 선교지부에서 파인애플 묘목 100그루를 얻어와 심는다. 원주민들에게 품삯을 주고 파인애플 묘목을 모두 심게 하였고 나무가 성체가 되어 열매를 맺는 데는 3년이 걸린다. 그런데 열매가 열리기 무섭게 원주민들이 ‘훔쳐서’ 오토 코닝 가족은 단 한 개의 파인애플을 먹지 못한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이 심었기 때문에 먹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오토 코닝은 심는 것은 품삯을 주고 시킨 일이고 소유는 자신인데 왜 이러는 건지 원주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병원 문을 닫으며 원주민의 목숨을 놓고 위협도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결국 분노 폭발한 오토 코닝은 멀쩡한 나무들을 모두 뽑아버리고 다시 묘목들을 심는다. 칼을 계약의 징표로 확실하게 원주민과 거래하며. 그러나 다시 3년이 지나고 원주민들은 파인애플을 모두 ‘훔쳐’갔고, 오토 코닝은 상점 문도 닫아보고 셰퍼드도 풀어보았지만 3년 전 상황이 반복될 뿐이었다. 원주민을 쫓는 데 성공하면 외톨이가 되고, 다시 교류하면 파인애플을 잃었다. 오토 코닝은 점점 원주민을 미워하고 선교에 회의감을 느낀다. 마음 속에 화가 차오를수록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다는 것을 망각한다.
성경은 ‘네가 주면 얻을 것이고, 너를 위해 쌓아 두면 잃어버릴 것이다. 네가 가진 모든 것을 하나님께 드려라. 그러면 하나님께서 네게 필요한 것을 채워주신다.’ - p.26
나는 그들에게 서로 사랑하라, 서로 친절하게 대하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항상 내 권리를 앞세웠습니다. 그들도 그것을 다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 p.30
지난 몇 년 동안 원주민들은 내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내 행동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내가 변하기 시작하자 그들도 변했습니다. - p.33
다음 해에 안식년 때문에 고국으로 돌아간 오토 코닝은 교단(교파)을 초월한 품성훈련기관 IBLP에서 여는 베이직 세미나에 참여한다. 성경의 기본 생활 원리를 가르쳐주는 세미나인데 오토 코닝은 이 세미나에서 모든 소유물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을 배운다. 뉴기니로 돌아와 오토 코닝은 파인애플 밭을 하나님께 바치고 마음을 비우는데 정말 신기하게 그러자 6년 동안 ‘못된 도둑’이었던 원주민들이 그들의 투완(외부인, 외국인)인 그에게 다가온다. 마음을 비우자 원주민들에게 그가 비로소 행동과 말이 일치하고 ‘네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참 그리스도인으로 보였던 것이다. 하나님께 파인애플 밭을 바쳤으니 마음대로 하라는 얘기에 원주민은 인간이 아닌 신의 물건을 탐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최근에 겪은 불행이 파인애플 때문은 아닌지 걱정한다. 그리고 많은 원주민들이 하나님을 믿기 시작한다.
“너희가 그 땅에 들어가 각종 과목을 심거든 그 열매는 아직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기되 곧 삼 년 동안 너희는 그것을 할례 받지 못한 것으로 여겨 먹지 말 것이요 넷째 해에는 그 모든 과실이 거룩하니 여호와께 드려 찬송할 것이며 다섯째 해에는 그 열매를 먹을지니 그리하면 너희에게 그 소산이 풍성하리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위기 19:23-25) - p.36
‘파인애플 밭’을 하나님께 드리는 법
1. 당신을 화나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2. 다른 사람이 침해하고 있는 당신의 권리를 나열하십시오.
3. 당신의 권리를 모두 하나님 앞에 내려놓으십시오.
4.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님께 감사하겠다고 결심하십시오.
5. 앞으로 화는 하나님의 경종으로 활용하십시오.
6.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던 마음을 품으십시오. - pp.40~41
오토 코닝은 성경 번역을 하던 사람이기도 했는데 수없이 성경을 읽어도 지나쳤던 레위기의 한 구절이, 그토록 원하던 복음화의 기적을 경험하면서 보인다. 성경이 예정한 시련이었고, 한없이 교만하고 부족한 신자였음을 깨닫는다. 오토 코닝은 <파인애플 스토리>를 쓰며 파인애플 밭을 하나님께 바치기 전을 ‘분노’의 시간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파인애플 스토리>에 ‘분노를 정복하는 방법’이라는 부제를 붙이고, 책 뒤에 파인애플 밭의 분노를 극복하고 하나님 앞으로 한발짝 앞으로 다가가는 방법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다. 묘하게 과학(?)과 종교가 결합되어 있는 설명이 재미있었고 예수의 산상수훈 설교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좀 기승전‘IBLP 홍보’ 같은 면은 있으나 기독교나 선교에 관심 있는 분들은 가볍게 읽기 좋은 신앙서적인 것 같다. 특히 우월감에 빠져 전도나 선교에 임하는 신자들에게 진정한 성경의 가르침을 다시 생각하고 마음가짐을 바로잡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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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com 파워리뷰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