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동안이나 바다에서 표류하던 10대 청년이 극적으로 생환했다. 극한의 공포에 떨며 몇 번이나 자살의 유혹에 시달렸지만 청년은 그 때마다 성경을 붙들고 기도하며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26일 자카르타포스트 등 해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마나도 출신인 알디 노벨 아딜랑(Aldi Novel Adilang·18)은 지난 7월 14일 술라웨시 섬 앞바다에서 77마일(124㎞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롬퐁(rompong)이라는 재래식 어구를 지키는 일을 하다 바다로 떠내려가는 사고를 당했다.
롬퐁은 팜나무 잎사귀 등을 물속에 넣어 어초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고 밤엔 불을 밝혀 참치 등을 유인하는 어구다. 1주일에 한 번 롬퐁으로 잡은 고기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아딜랑에게는 1주일 치 식량과 물, 그리고 불을 밝히는 연료 등이 전부였다.
이른 아침 불어 닥친 강풍이 작은 오두막이 있는 뗏목을 묶었던 줄을 끊고 아딜랑을 연안에서 수백 마일 떨어진 바다로 밀어냈다. 1주일 치 식량과 물이 있었지만 시련은 1주일 만에 끝나지 않았다. 식량이 바닥나자 아딜랑은 롬퐁으로 고기를 낚아 연명했다. 식수는 비에 젖은 옷을 쥐어 짜 목을 축이는 식으로 충당했다.
10척 이상의 큰 배들이 곁을 지나갔지만 누구도 아딜랑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49일이나 해류에 밀린 끝에 실종지점에서 무려 1500마일(2414㎞ 정도)이나 떨어진 곳까지 떠내려갔다.
아딜랑은 수차례 자살 유혹에 시달렸다. 실낱같은 희망조차 품을 수 없는 극한의 공포가 그를 감쌌다. 뗏목에서 바다로 뛰어 들기만 하면 끔찍한 고통이 끝날 것이라는 유혹이 들었다. 하지만 아딜랑은 그 때마다 부모님의 조언을 떠올렸다.
‘힘들고 고통스러울 때 하나님께 기도하렴, 그럼 고통이 줄어 들거야.’
아딜랑은 시련을 이길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말씀을 찾기 위해 성경을 읽었다.
아딜랑의 부모도 실종 소식을 접한 뒤 기도에 전념했다. 모친 넷 카히킹씨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 뿐이었다”고 말했다.
아딜랑은 지난달 31일 괌 인근 해상에서 파나마 선적 화물선 MV 아르페지오 호에 의해 구조됐다. MV 아르페지오 호는 뗏목을 지나치려다가 아딜랑이 휴대용 무전기를 통해 “도와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구조 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아딜랑은 배의 목적지인 일본을 거쳐 지난 9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아딜랑의 가족들은 아딜랑이 19살이 되는 오는 30일 큰 파티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